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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이모님 씨가 마르고 1명과 똑같은 네 쌍둥이 지원대책

by 정보 탐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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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생 아동 24만 9,000명 중, 난임 시술로 태어난 아이가 2만 3,122명(9.3%)에 달합니다. 또한, 쌍둥이 이상의 다태아는 1만 3,000명으로 전체 출생 아동의 5.4%를 차지합니다. 임신, 출산 연령이 올라가면서 다태아 출생도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임신, 출산, 육아를 지원하고 있지만, 상당수 제도가 1명 출산(단태아) 중심으로 설계되어 다태아가 차별을 받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분만으로 네 쌍둥이를 출산해 화제가 된 차지혜, 송리원 부부도 그런 차별을 겪었습니다.

산모들이 가장 애용하는 것은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국민행복카드)입니다. 아이가 1명이면 100만원이고, 둘 이상은 아이 수와 관계없이 140만원입니다. 다태아는 병원 갈 일이 훨씬 많습니다. 차씨는 32주 만에 출산했는데, 임신 중반 무렵에 카드를 다 썼다고 합니다. 차씨는 "세 쌍둥이 이상은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합니다. 진료 횟수가 많고, 초음파 검사 비용도 비싸다"며 "임신 중반에 다 쓴 후엔 개인 부담을 했는데, 다행히 남편 회사에서 지원해 줬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1차 단축은 임신 12주까지, 2차는 임신 36주부터 할 수 있습니다. 2차는 출산 전 4주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다태아의 평균 출산 주수는 단태아보다 짧습니다. 쌍둥이는 37주, 세 쌍둥이는 34주, 네 쌍둥이는 28주라고 합니다. 이 시점 전에 4주 쓰게 해주는 게 맞습니다. 가령 네 쌍둥이는 24주부터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씨는 임신 32주까지 과천에서 성남시 분당신도시 정자동으로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출퇴근했습니다. 회사에 2차 단축을 당겨쓰면 안 되냐고 문의했지만, 뜻대로 안 됐습니다. 그는 "출퇴근 길에 무리해서 애기가 잘못될까 봐 많이 걱정했습니다. 갑자기 배가 아플 수도 있고, 누군가가 배를 칠 수도 있어 걱정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생아, 산모 도우미(건강관리사) 서비스, 난임 치료비 지원,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누구나 사용할 수 없습니다. 소득 제한이 있습니다. 난임 치료비는 가구 소득이 622만원을 넘으면 안 됩니다. 상당수 맞벌이 부부는 이 기준에 걸려 이용하지 못합니다. 차씨 부부도 그랬습니다.

신생아, 산모 도우미(건강관리사) 서비스는 소득 제한이 있을뿐더러 아이 수와 무관하게 도우미가 최대 2명까지만 옵니다. 최대 이용 기간(25일)도 아이 수와 무관합니다. 다태아는 훨씬 손이 많이 가는데도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차씨는 "네 쌍둥이를 돌보는 게 노동의 강도가 다르다. 그런데 이모님(도우미)이 받는 돈(정부가 정한 수당)이 아이 수와 관계없이 같으니까 안 오려고 한다"며 "아이가 많으면 수당을 올려줘야 우리 같은 사람이 구하기 쉽다"라고 말했습니다. 차씨는 이런 애로사항을 시청 게시판에 올렸고, 시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도우미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3명의 아이만 돌본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아이돌보미는 아이 수와 관계없이 1명만 지원됩니다. 역시 세 쌍둥이나 네 쌍둥이는 기피 대상입니다. 다태아 부모가 신생아, 산모 도우미나 아이돌보미를 구하려면 수십 통의 전화를 돌려야 합니다. 어떤 경우 비용을 더 얹어주기도 합니다.

다태아 부모들은 지자체별로 임신~육아 지원 서비스가 다른 점이 섭섭합니다. 서울시는 임신 기간에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합니다. 차씨는 경기도 주민이라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차씨는 "이 돈으로 병원 오갈 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과천에서 서울대병원까지 지하철로 오가느라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혜화역~서울대병원의 오르막길을 힘겹게 다녔다고 합니다.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앞으로 다태아 출산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들이 저출산 해소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세 쌍둥이 이상 부모에게 소홀했습니다. 단태아 지원에 조금 더 늘린 정도에 불과합니다. 세 쌍둥이, 네 쌍둥이는 두세 배 넘게 부담이 간다"라고 말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에야 다태아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이달 중 종합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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